글번호 : 86583
작성일 : 04.03.08 | 조회수 : 8308
제목 : 러시아인들의 점보는 풍습(박상남) | 글쓴이 : 전략홍보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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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못지않게 러시아에서도 점보는 풍습이 민간인들에게 널리 펴져 있었다. 주로 성탄절 밤(러시아 정교에선 1월 7일)에만 점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점치는 것은 부정한 일로 여겨졌으며 교회에 의해 죄악시되었다. 따라서 사람들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만 점을 보아야만 했다. 예를 들면 시간적으로는 주로 자정에 목욕탕(러시아식 사우나)이나 출입구 방, 다락방, 마을입구 등과 같은 장소에서만 점을 쳤다. 또한 점을 볼 때는 머리에 그릇을 뒤집어쓰거나 주변에 원을 그리기도 하였는데 이는 이튿날 아침에 귀신이 사람을 못 알아보게 하거나 부정한 기운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특히 점은 자정에만 쳐야 하는데, 만일 새벽에 점을 치면 점을 치고 나서 죄를 씻기 위해 얼음 구멍에 몸을 담갔다고 한다. 이는 새벽을 신성한 시간으로 여기기 때문이었다. 민간에서 행해졌던 점술 몇 가지를 살펴보면 흥미롭다. 1. 바늘 두 개를 돼지비계로 문지른 다음 물이 담긴 접시에 놓는다. 만약 두 개의 바늘이 만나면 마음속에 품고 있던 소망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얻은 것이다. 2. 달걀의 뾰족한 부분에 구멍을 내어 물이 담긴 컵에 붓는다. 그것을 흔들어 섞은 다음, 30-40 분 후에 들여다본다. 그 때 표면에 나타난 그림이 점괘이다. 3. 커피(일회용이 아닌)의 침전물에서 물은 따라 버리고 1시간을 그대로 놔둔다. 거기에 물을 한 컵 부은 다음 용해될 때까지 끓인다. 물은 다시 따라내고 남은 찌꺼기를 하얀 접시에 붓는다. 접시에 만들어지는 커피 잔여물의 모양이 점괘이다. 4. 자정에 닭고기를 먹고 나서 닭뼈를 동네 어귀에 묻는다. 그리고 “닭뼈야, 닭뼈야, 내 소원이 이루어지는지 안 이루어지는지 알려다오.”하고 말한다. 만약 이튿날 아침에 닭뼈가 제 자리에 있으면 소원이 성취되는 것이고, 닭뼈가 사라졌으면 안 이루어지는 것이다. 5. 탁자에 금화, 동화, 반지, 씨앗 등을 늘어놓은 다음 거기에 닭을 풀어 놓는다. 닭이 제일 먼저 쪼는 것이 미래의 남편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렇듯 미래를 예측하고 소망을 실현하고자 하는 러시아인의 간절한 마음은 한국인과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Аргу и факты, No.1, 2004 г.참조) |